대표인사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동쪽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거기 사는 동포들이, 우리학교 아이들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고 ‘몽당연필’이라는 이름을 지어 노래와 춤을 추며 ‘우리학교’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시절이 엄했습니다. 남과 북은 서로에게 엄했고 곧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습니다. 우리의 외침이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가 닿을지 못내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금새 알아차렸습니다. “역시 우리 동포들이 가는 길은 틀리지 않았다. 거기 함께하는 우리도 틀리지 않았다.” 각계각층 전국의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주어 느낀 깨달음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몽당연필’은 이제 한국사회에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당당한 시민단체가 되었습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개인과 단체들도 많아졌습니다. 가장 먼저 깃발을 든 자의 책임이 막중해졌습니다. 해야 할 일도 산더미처럼 늘었습니다. 때로는 버겁고 시린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웃으면서 헤쳐 왔습니다.
‘몽당연필’이 처음으로 걸었던 길에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대지가 흔들려도 웃으며 걸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몽당연필의 이름처럼 ‘함께’이며 ‘사람들’이었습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그 이름 그대로 이제는 조선학교를 지키는 또 다른 주체가 되어 늘 곁에서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2018년 10월 좋은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