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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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맛(편) Vol.55 주조 역 「오우카(王華)」

작성자 몽당연필
작성일 20-11-18 17:11 | 574 | 0

본문

추억의 맛(편) vol.55   


도쿄 조고생이 사랑한 중화요리점 오우카(王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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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중고교 '선생님을 비롯해 졸업생,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이타바시 세츠코 씨 - 

야키니쿠 정식, 만가라(완전 맵게)~

지난 4, 도쿄 조선중고급학교 학생과 보호자들에게 친숙한 JR 주조역(十条驛) 서쪽 출구에 있는 대중 중화식당 오우카가 폐점했다. 폐점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식당을 찾아가니 이타바시 세츠코 씨가 변함없는 미소로 맞이해 주었다. 카운터에는 2년 전에 세상을 떠난 남편 히데오 씨의 영정이 가게를 지켜보고 있다.

 

1971년 개업. 오우카는 히데오 씨가 도내 중화요리점에서 요리를 배우고 분점으로 오픈한 식당이다. 천부적인 솜씨의 만두는 자랑 메뉴. 조고생에게 인기 있는 야키니쿠 라멘은 히데오 씨가 고안해 낸 메뉴였다. “조고 남학생들은 식당을 열고 10년 정도는 정말 잘 먹었습니다. 학교를 빠져나와 점심을 먹으러 오는 학생, 럭비부와 축구부, 복싱부 학생들이 소조활동을 마친 후에 식사를 하러 오는 일도 많았죠. 때로는 다투기도 해서 힘이 넘쳐났어요.”

 

조고생들에게는 야키니쿠 정식(통칭 야키테이’)가 가장 인기 있고 그 다음은 고기부추 정식이 사랑을 받았다. “<고기부추, 만가라, 미니> 라고 주문하면 굉장히 매운 고기부추 정식에 미니 만두(3)가 나오죠.” 1990년 졸업한 어느 졸업생은 말한다. ‘만가라(ガラ)는 고춧가루를 듬뿍 뿌린 특별주문 메뉴다.

 

40년 이상 조고생을 보아온 세츠코 씨를 학생들은 아줌마라고 친근함을 담아 부른다.

우리학교 졸업식 날, 만두를 잔뜩 서비스 해주셨어요.” 라며 30년 전의 추억을 얘기하는 졸업생도 있다. “폐점 소식을 듣고 도내는 물론 치바 현에서 음식을 먹으러 오는 졸업생이 있어서 기뻤다.”며 지난 추억을 말하는 세츠코 씨에게 주조에서 이 맛이 사라지는 것이 슬프다고 말하자 장남인 류마 씨가 나카메구로(中目黒)에서 차린 <OHKA THE BESTDAYS>에서 오우카의 만두 맛을 응용해 그 맛을 잇고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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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R 주조 역 앞 - 


서민의 정서가 넘치는 주조 역은 역 앞 광장 남측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진행된다. 40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서고 오우카가 있던 자리는 아파트 녹지가 조성 될 예정이다. 도쿄 중고교를 찾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했던 역 앞 로터리 주변의 가게들도 잇달아 폐점, 이전했다. 역 서쪽 출구로 내려와 왼편에 있었던 찻집 <체리>, 케이크 가게 <후지야>, 미스터 도넛도 셔터를 닫아 역 앞이 한산하다. 한 시대가 지나간 느낌이다.

글, 장혜순

 

* 월간 <이어> 9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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