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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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8월 27일 도쿄,오사카 조선학교 무상화재판을 기각한 일본사법부의 폭거를 엄중히 경고한다.

작성자 몽당연필
작성일 19-08-29 20:28 | 206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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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일 도쿄,오사카 조선학교 무상화재판을 기각한

일본사법부의 폭거를 엄중히 경고한다

 

2019827일 바다 건너 일본 땅에서 들려온 소식은 그 곳에 대대로 뿌리내리고 사는 재일조선인 뿐 아니라 한반도의 남과 북, 해외의 모든 겨레에게 분노와 실망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일본 최고법정이 재일조선학교 고교생의 배울 권리를 압살하고 있는 아베 정부의 조치를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게 인정해 버린 것이다.

827일 일본 최고재판소는 도쿄 조선고교생 61명과 오사카 조선학원이 국가를 상대로 시작한 고교무상화 재판의 상고와 상고수리를 각각 기각했다. 민사소송법의 상고 이유를 규정한 몇몇 근거를 들며 상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판단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심리조차 열지 않고 판단했다는 걸 의미한다.

애초 고교무상화법은 일본에 거주하는 모든 고등학교 연령의 대상자에게 교육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20104월 새 학기부터 실시된 이 법안에서 조선학교는 외국인고등학교로는 유일하게 제외되었다. 이유인 즉, “과거 납치문제를 일으킨 나라의 학교에 일본 국민의 세금을 제공할 수 없다는 정부 각료,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태도였다. 결국 조선학교 만 심사대상으로 3년을 끌다가 2013년 초 아베 정권이 들어서자 법령 개악을 통하여 조선학교가 대상으로 될 수 있는 조항 즉, 『규정 문부과학성 대신이 정하는 학교라는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조선학교를 법적으로 영구 제외시켜버렸다. 그 시점에서 고교무상화법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오히려 차별을 조장하는 법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 폭거를 당사자인 조선학생들이 용서할 수 있었을까? 전국 5개 지역 조선고교생 249명은 국가를 상대로 한 이 기나긴 싸움의 원고를 자처하며 법정에 서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2013년 오사카와 아이치에서 떨쳐 일어난 열 일곱, 열 여덟 어린 학생들이 재판 결의를 밝히던 자리에서 보여준 분노에 찬 눈망울과 꼭 쥔 주먹을 기억한다.

아베 정권이 문과성을 동원하여 무려 30여년 전 냉전기에 벌어졌던 비극인 납치문제를 현재를 살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삶에 비수로 들이댔던 그 비겁을 기억한다. “너희의 어른들이 저지른 죄를 너희가 갚아야 한다.” 일본교육법에 위배되느니 어쩌느니 온갖 변명을 늘어 놓은 들 결국 아베정권의 생명유지장치에 불과한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인질로서 조선학교를 취급한 비겁. 어른들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아이들을 인질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모르지 않을텐데 그렇게 간단히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의 법과 장치를 이용해 아이들을 차별하는 정부.

이에 저항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또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일본의 양심들은 제국주의 식민지배가 낳은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으며 부모들은 UN에 호소하고 일본 시민에게 호소했다. 조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연일 성명을 내며 자국민 탄압을 규탄했고, 대한민국의 양심적 시민세력 또한 이에 가세했다. 아이들은 어떤가? 미래를 위한 노력이 자리해야 할 시간에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누며 잘 부탁합니다하며 무심한, 때로는 지독한 욕설을 내뱉는 어른들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도쿄의 문부과학성 앞에 모여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 없는 관료들을 향해 소리쳤고, 매주 화요일이 되면 오사카 부청 앞에 모여 점심 먹으러 나오는 부청 직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어느 거리에는 월요일이, 어느 거리에는 수요일이, 또 어느 거리에는 목요일이 그런 날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호소와 부당을 알리는 목소리는 그로부터 9년이 흘러 이제는 지칠 때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당한 조선사람으로 살고자 우리학교를 택했던 재일조선인 부모와 자녀들은 탄압하는 자의 예상과 달리 아직도 웃으면서 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 결과 조선고교생들은 분단 이래 가장 튼튼한 일본 사람과의 연대를 쟁취했고 남쪽 조국의 시민들에게 강한 유대감을 얻어냈으며 그렇게 무심하고 인색하던 일본의 언론을 조금씩 움직였다. UN은 이미 다섯 번에 걸친 시정 권고를 일본정부에 내렸다. 이는 이 아이들의 목소리가 이미 전민족적 차원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는 걸 상징하며 그 목소리를 유일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소위 보통국가를 외치고 있는 위정자들 뿐이라는 사실을 웅변한다.

남쪽의 대한민국 정부는 또 어떤가? 언제까지 소위 기민을 유지할 것인 가? 통일을 입으로만 외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제발 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바란다. 단 한마디라도 우리 민족의 아이들을 더 이상 차별하지 말라는 외교부의 항의성명이라도 내 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역사에 얼마나 부끄러운 존재로 남을 것인가?

 재일조선학교의 부모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이 이렇게 싸워 올 수 있는 근간에 무엇이 있는가? ‘희망이었다. 자신들도 세계인권선언에 정해져 있는 인류의 한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희망,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권을 침해 받아서는 안된다는 어른들이 정해 놓은 그 인류보편의 원칙에 희망을 건 것이다.

 이번의 판결은 아이들의 이 순수한 희망에 찬 물을 끼얹었고 자신이 딛고 살며 어른이 되어 갈 그 땅, 일본에 대한 희망을 가차없이 빼앗았다. 일제 강점기 만행을 반성하지 않고 끝없이 적대세력을 키우고 있는 아베 정부가 또 다른 적대세력을 양산하고 말았다.

적어도 아이들은 건드리지 말아야했다.

이제 도쿄와 오사카를 빼고 아이치, 히로시마, 후쿠오카의 무상화 재판이 남았다. 일본의 사법부에 양심은 남아있는가?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겠다. 단 한 사람의 재판관이라도 양심을 가지고 있는지 두고 보겠다. 그렇다고 하여 당신들의 비루한 양심에만 기대지는 않을 것이다. 보다 많은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인류와 함께 할 것이며 그들과 함께 다가올 판결을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볼 것이다.

2019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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