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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몽당연필 장학생 수필 - 안준오 장학생

작성자 몽당연필
작성일 21-06-03 13:45 | 550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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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에서는 작년부터 재일동포 유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조국을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낯선 한국사회에서 애쓰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3명의 학생들이 재일동포로서 한국에서 생활하며 느낀 점을 수필로 작성했습니다. 


2020 몽당연필 장학생 수필 

안준오 장학생


 나는 연세대학교에 다니는 1학년생이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일본에서 살았고, 대학부터 한국에서 유학하게 되었다. 왜 내가 일본에서 살았냐 하면 재일동포로서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조선학교에서는 우리말을 배웠고 우리 문화, 역사도 배웠다. 그래서 고3 시기에 진로 선택의 고민 끝에 한국으로 유학을 하기로 한 것이다. 태어나서 18년간 일본에서 자라온 나는 국적은 한국이지만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자기 나라를 모른다는 것은 창피하고 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여 유학을 결심했다. 

 

 한국에는 어릴 때 부산으로 가본 적이 한 번 있었는데, 그때 기억은 지금은 하나도 없어서 한국에 대해서 진짜로 아는 것이 없었다. 일본을 떠나기 한 달 전에 이냥 가다가는 “너 진짜 한국인 맞냐?”는 질문이 누구한테서 올까 걱정이 돼서 K-POP를 열심히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0년 8월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첫날부터 이제까지 안 해봤던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는 외국인과는 달리 거의 일본인과 같은 절차를 거쳐 비행기를 탔고, 인천공항에서는 한국인으로서 외국인이 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빼고 쉽게 입국할 수 있었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것이 특별하고 흔치 않은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다.


 코로나 때문에 버스를 오래 기다려야 해서 공항에서 시간에 여유가 있었으니 점심을 먹었다. 해물 짬뽕을 주문했는데 주문을 할 때 식당 직원이 ‘이건 좀 많이 매운데 괜찮아?’ 하고 물었는데, 집에서도 자주 한식을 먹었고 김치도 여느 때처럼 먹어왔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여 ‘괜찮습니다’ 하고 답을 했다. 근데 한국의 해물짬뽕은 나의 상상을 훨씬 넘도록 매웠다. 땀은 줄줄 나오고 끝까지 먹을 수 없었다. ‘와, 한식이 이렇게 매워?’ 하는 놀람과 계속 이 정도 수준의 매운 음식이 자꾸 나오면 못 먹어 죽겠다는 불안으로 앞으로의 생활이 많이 걱정되었다.


 식사 후 기숙사에서 며칠 쓸 와이파이를 구하러 가게로 갔는데 여기서 나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열심히 우리학교에서 배운 우리말을 쓰고 대화를 하려고 하는데 내가 우리말로 이야기를 걸었는데 가게 직원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일본어로 대답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왜 이 사람은 어렵게 일본어를 써? 나도 우리말을 아는데...’ 나의 우리말 능력 수준이 얼마나 낮은가에 대한 실망과 이제까지 우리학교에서 배워온 것들을 부정당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 언어 실력이 원인인데, 그래도 초등학생부터 이국 땅에서 열심히 배워왔는데 하나도 통하지 않는구나... 직원과 얘기 중이었지만 그런 생각이 나의 머릿속을 매웠고 말이 안 나왔다. 결국 그 직원은 내가 일정한 수준은 우리말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후는 우리말로 대화를 했다. 큰 문제 없이 와이파이를 구할 수 있었지만, 그날은 공항 안에서 우리말을 쓰고 대화하는 것이 무서웠다. 이 경험을 함께 온 재일동포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친구들도 닮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내가 이제까지 배워온 우리말이 아주 어색하고 일본식의 발음이라는 것을 첫날부터 실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당연히 나의 우리말 실력이 낮은 것은 한국에 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 우리 말을 배우러 한국에 왔으니까 앞으로 많이 공부하고 유창하게 쓸 수 있도록 하자고 결심하게 되었다.


 내가 다니는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다른 캠퍼스와 비교했을 때 더 글로벌적 성격이 있다. 내가 이용한 <재외국민 전용 입학제도>도 있고 많은 외국인을 불러 대학의 영어 실력을 높이자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캠퍼스에는 여러 나라 사람이 있다. 그래서 가장 처음에 생긴 친구가 한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었다. 그와는 영어로 회화를 했는데 캠퍼스를 돌면서 놀란 것은 현지 한국인들의 영어 능력 수준이 정말 높다는 것이다. 나도 영어로 회화를 하긴 했지만 아주 어색하고 모르는 말이 나오면 자꾸 핸드폰을 쓰고 번역이 필요했는데 현지 한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한국의 영어 교육 수준이 높다는 것을 한눈에 안 순간이었다. 그리고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간직하게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쓸 기회가 이제까진 없었는데 환경이 달라져서 영어를 못 쓰면 전하고 싶은 것도 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는 동안 우리말도 많이 얘기하고 영어도 많이 얘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 유학은 옳은 선택이었다는 자신감으로 넘쳤다. 


 또 수업도 열심히 받았다. 결코 유학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 대학의 협력이 있어서 내가 연세대를 다닐 수 있으니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1학년 시기는 공부를 안 하고 노는 학생이 많아서인지 시험에서 상위 5%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아직 말이 어색했지만 많은 활동에도 참여하고 한국사람과 많이 얘기를 나누며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게 되고 언어 실력이 높아져 가는 것을 단기간에 느꼈다. 유학의 경우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결국 자기가 있는 환경에서 얼마나 전력으로 나서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어떤 환경에서 생활할 것인가는 자신이 가진 선택지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나에게 있어서 한국 유학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몽당연필과의 만남은 나에게 소중한 만남이었다. 우리 재일동포를 알아주고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일본에 있을 때는 선생님들 말로만 들었었는데 한국에 와서 실제로 만나게 되면서 더욱 이해가 깊어졌고 감사의 마음이 들었고 나도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사무소는 뭔지 따뜻했고 처음인데 낯선 느낌이 안 들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재외국민의 존재를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은 조선학교를 졸업했고 직접적으로 학교 권리를 위해 투쟁할 기회는 일본에 있을 때처럼 없겠지만 오히려 한국에 있으니까 우리학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우리, 우리의 후배들을 위해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당사자인 내가 소극적인 태도면 안 되고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우리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 조금의 힘밖에 될 수 없지라도 몽당연필의 활동에도 적극 참가하며 또 한국에서 열심히 배우고 즐기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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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문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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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부할 때 최애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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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꿀맛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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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야식은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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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엄청 매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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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친구들과 참가한 풋살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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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풋살장 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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